서초동 천년식향
맛있는녀석들에 채식 특집이 나왔길래, 쉐프 이름을 기억해놨다가 검색해서 찾은 식당.
엄마를 꼭 모시고 가고 싶었는데, 이번에 엄마 정기검진 가면서 들르게 됐다.
국전 바로 옆인데, 1층에 의외로 주차장이 있었다.
당연히 없을 줄 알고 옆 유료주차장에 주차했는데, 로드뷰 같은걸로 미리 봐놓고 지나가면서 보면 됨.
깔끔한 느낌의 인테리어는 아니었다.
뭘 표현하고 싶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나뭇가지가 많고 그래서 살짝 지저분한 느낌.
화장실은 깔끔했다.
주문한 건 6코스.
4코스는 양이 애매할 것 같았고 오마카세는 트라이로 해보기엔 부담스러웠다.
1번 연시 사시미와 새우 허브 샐러드
엄청난 비주얼의 회색 덩어리가 있길래 우와 현미빵인가 했는데, 그냥 돌덩이었다 ㅋㅋㅋㅋㅋ
새우, 샐러드, 돌덩이 위의 연시 사시미(연어 아니다) 가 고소한게 식감을 돋아주었다.
강낭콩 처럼생긴건 강낭콩을 튀긴 건지 바삭바삭하게 부숴지는 식감이다. 맛도 좋았다.
2번 누룩막걸리 버터밀크를 곁들인 가지요리
가지요리는 아주 특별할 것은 없는 가지요리였다. 누룩막걸리 버터밀크가 꽤나 독특했는데
느끼함과 단백함의 경계를 잘 오갔다. 맛도 정말 좋아서 원료 누룩막걸리의 맛이 궁금할 정도였다.
3번 라구 땅콩 호박 크림 제주 고산 국수
정말 독특한 맛이었다.
3n 년 인생에서 전에는 맛보지 못한 독특함.
꾸덕한데 느끼하지 않았다.
땅콩과의 조화가 식감을 돋아줬고, 저 뭐더라 보라색 무 저것도 향이 느끼함을 잡아줬다.
느끼해서 못먹겠다 소리가 나오기 직전에 딱 다 먹을 정도로 양 조절도 좋았다.
전에 맛보지 못한 그 독특함이 맛은 있었는데, 와 또 먹고싶다 까진 아니었는 정도?
새로운 경험+누가 사준다 고 하면 또 먹어보고 싶은 정도.
4번 섹스&스테이크
콩고기를 처음 먹어봤는데 식감과 맛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콩고기와 고구마조림?같은게 섞여있었는데, 나처럼 둔한 사람은 누가 알려주지 않으면 몰랐을듯.
사진에 두 세 조각 보이는 고추도, 바삭한 걸 보니 튀김이었나본데 맵지 않고 정말정말 맛있었다.
5. 갈비쌈 사워도우 피자
피자가 올려져 있는 판은 오븐에서 그대로 들고 나온거라 열기가 후끈했다.
하얗게 보이는 것은 치즈가 아니었다. 먹느라 정신팔려서 정확히 뭔지 물어보는걸 깜빡했는데..
약간 콩비지 같은 느낌? 으깬 순두부? 그런 느낌이었다. 무미무취.
빵 숙성을 아주 잘 시켰는지, 쫀득쫀득하고 술빵같은 느낌이 났다.
이 때는 이미 배가 불러서 음미하는데 조금 아쉬웠지만, 빈 속이었다면 피맥하기도 좋았겠다.
6. 오늘의 디저트
메뉴판 자체에 오늘의 디저트라고 써있는 걸 보니 매번 바뀌나보지.
오늘은 초코케익이었다. 맨 아래 초코크림을 한덩이 놓고 조각낸 케익, 포도, 올리브, 허브를 올렸다.
특별 할 것 없던 디저트. 엄마는 너무 달다고 못드셨다. 내가 먹기에도 조금 달았다. 다 먹긴 했지만.
총평
독특한 식감과 맛을 느끼고 싶을 때 완전 추천. 채식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와인이랑 먹으면 진가를 더욱 발휘할 것 같다. 운전때문에 못먹은게 매우 아쉬움.